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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킹 세이코 (King Seiko) 5626-7000 36mm

브랜드 : 킹세이코 (King Seiko)

모델명 : 5626-7000

년식 : 1972 년식

가격 : 600,000 원 (중고)

무브먼트 : 오토메틱 5626-7000a, 진동수 28,800bph

파워리저브 : 30시간

글라스 : 운모

케이스 사이즈 : 36mm

다이얼 : 흰판과 실버 중간 색상

기능 : water proof, 핵기능, 데이/데이트 (한자/영문 요일판)




일본에서 시계왕으로 불리웠던 Kintaro Hatton은 1881년 도쿄 중심가에 핫토리 시계점을 오픈하였고, 이 시점을 기준으로 세이코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세이코는 벽시계와 탁상시계, 회중시계를 시작으로해서 1913년 처음으로 손목시계를 선보였다. 당시 스위스에서 생산되는 로렉스나 오메가 등의 고급 브랜드의 경우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등이 서민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적인 수준이었다. 이에반해 세이코 창립자인 Kintaro는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고장이 나도 쉽게 고칠 수 있고 무엇보다 튼튼하면서 정확한 시계를 만들고자 목표로 했다. 이때부터 세이코는 견고하고 정확한 시계의 모토를 기반으로 하게된다. 이런 모토는 약 140여년간 지속되었고 현재까지도 브랜드의 근간이 되고 있다. 



정확한 기계식 시계를 기준으로 삼는 척도를 크로노미터 (Chronometer) 라고 하는데, 스위스 및 여타 유럽국가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이러한 크로노미터 규정에 맞는 정확한 시계들을 만들려고 경쟁이 아주 치열했다. 로렉스, 오메가, 제니스, 론진 등과 같은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서 당시 크로노미터 경진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아시아 시계 브랜드가 세이코였다. 당연히, 역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상당히 앞서있는 스위스 브랜드 시계들을 처음부터 이길 수는 없었지만, 계속적인 도전으로인해 1941년부터는 하루 오차 5초 이내의 크로노미터 시계를 완성하여 각광을 받았다. 이때부터 세이코의 세계무대를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960년에 세이코 (Seiko) 중에서도 고급 기계식 시계 라인인 그랜드 세이코(Grand Seiko)를 런칭하게 된다. 그랜드 세이코는 세이코가 처음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염두하여 제작한 최고급 손목시계 라인이다. 장인의 손에 수공으로 아주 날렵하고 정성스럽게 폴리싱 가공한 케이스부터 최고의 다이얼 인덱스 핸즈 모양등의 아주 작은 요소 하나하나에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였다. 그래서 현대에 와서 그랜드 세이코라 하면 "정확성" 과 "매우우수한 마감품질" 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랜드 세이코는 스와 세이코샤(Suwa Seikosha) 에서 제작되었다. 스와 세이코샤는 다이니 세이코샤(Daini Seikosha)에서 파생된 스와 공장의 형태로 1944년에 건설되었고, 1959년 다이니 세이코샤와 스와 세이코샤의 경영권 일부가 분리되면서 같은 세이코 그룹 내에서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는 관계가 되었다. 다이니 세이코샤는 관동 대 지진 이후에 도쿄도 고토구에 재건된 세이코샤를 말한다. 


그리고 이후 스와 세이코샤는 다이니 세이코샤와 분리된 후 1년정도 된 시점에서 그랜드 세이코를 런칭함으로써 다이니 세이코샤를 추월하게 된다. 이런 경쟁구도는 결국 세이코라는 브랜드의 엄청난 발전을 가지고 오게 되었다. 스와 세이코샤가 다이니 세이코샤를 추월한 후 다이니 세이코샤 역시 1967년 처음으로 그랜드 세이코 시계 (44GS)를 런칭하였다. 44GS는 이전 그랜드 세이코와는 다르게 매우 직선적이고 볼륨감있는 케이스가 적용되었고 하이 퀄리티 폴리싱 마감을 통해 더욱더 고급스러운 시계로 변하였다. 


한가지 특이한점은, 다이니 세이코샤는 그랜드 세이코를 1967년에 런칭하기 이전에 스와 세이코샤의 그랜드 세이코에 대응하기 위해 1964년 킹 세이코 (King Seiko) 라인을 런칭했었다. 44GS가 나오기 이전에 킹세이코의 44KS 가 존재했었고, 이후 등장한 하이비트 시리즈인 45GS도 킹 세이코 버전인 45KS 와 함께 출시되었었다. 이렇듯 킹세이코는 그랜드 세이코와 같은 레벨의 Seiko 의 고급 기계식 시계 라인 이었다. 하지만 킹 세이코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만 다이니 세이코샤에서 판매를 하였고 아쉽게도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이점이 더욱더 킹 세이코의 가치를 더해주는 이유가 아닐까한다. 


그래서 킹세이코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킹 세이코 라인업 중에서도 5626-7000의 디자인에 푹 빠져버렸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고 특이했던 부분이 날짜가 한자와 영문 표기 둘다를 지원한다는 점과 토요일은 파란색 일요일은 빨간색으로 색상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칼 같은 양각인덱스 마감은 시계를 계속 들여다 보게 만든다. 뒷 백에는 골드 메달리온이 박혀있고 당당하게 KS 라고 쓰여져 있다. 이러한 외적인 요소와 특이한 킹세이코의 역사에 너무나도 큰 매력을 느꼈고, 몇달을 일본 옥션을 뒤지다가 1972년산 장롱급 시계를 발견하여 낙찰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행운이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 시계를 받고 참 마음에 들었던게 태엽돌아가는 소리였다. 다른 오토메틱들에 비해 이녀석의 태엽소리는 상당히 컸다. 귀에 가져가지 않고 업무중에도 들리는 태엽소리.. 이 태엽소리에 시계를 쳐다보게되고, 시계를 보면서 어떻게 1972년도에 이런 완벽한 마감 퀄리티를 낼 수 있었을까...? 라며 또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무엇보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1972년도에 나온 시계를 이런 민트급 상태로 차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심장을 두근두근 하게 만든다..